
방송 첫 주부터 눈에 띄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안방극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킨 'SKY 캐슬', 예측불가 전개와 강렬한 엔딩으로 본방 사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SKY 캐슬'.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지난 26일 방송된 19회에서도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최종화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시청률 상승 질주가 어디까지 향할지 기대를 모은다.
2월 1일 종영을 앞둔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미니시리즈 'SKY 캐슬'의 시청률 상승세는 유현미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조현탁 PD의 예리하고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 결과다. 이에 조현탁 PD는 오늘 (31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Y 캐슬' 인기 비결과 촬영 비하인드를 밝히면서 관전 포인트를 더했다. 다음은 조현탁 PD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질문1. "드라마의 인기가 역대 비지상파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할 정도로 열풍이 대단하다. 감독으로서 연출에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모두의 도움 덕분에 유비무환의 자세를 갖출 수 있었다. 'SKY 캐슬'에서 매회마다 화제가 되고있는 엔딩은 작가님 덕분이다. 촬영 전부터 19화까지 거의 완성된 대본의 분량을 갖추고 있어서 촬영을 진행하면서도 다양한 선택지를 고르고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계속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감독으로써 신경을 쓴 부분은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해낼 수 있는 기법과 연출이다. 촬영 전부터 이부분은 집중적으로 신경을 써왔다. 타인 앞에서 겉으로는 축하해도 실망스러운 뒤태라던가,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숨길 수없는 불안한 손동작 하나하나가 연출의 핵심이었다.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화면의 상이 2개로 나뉜다거나, 배우들의 표정에서 섬세한 연기력을 요구했었다.
특히 연출에서 학부모들이 모여서 대화를 주고받는 씬이 많았는데, 완벽히 호흡이 맞아떨어졌을 때 희열을 느꼈다. 배우들의 호흡에서 이해와 배려가 느껴졌었고 나보다도 캐릭터를 잘 아는 배우들 덕분에 연출이 더 빛날 수 있었다.
질문 2. "감독님이 생각한 'SKY 캐슬'에 담긴 주요 메세지는 무엇인지?"
부모가 대학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강압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걸 인정한다. 자식들이 잘되기 위해서 그러는 입장을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남는 게 무엇인가 되짚어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한다. 교육을 사이에 두고 부모와 자식들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다툰다. 다 자식들 잘되라고 하는 일인데도 어떤 것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 영재 이야기가 나오는데, 만약 영재 엄마인 임영주가 자살하지 않았고 영재는 서울의대를 다녔다면 어떻게 됐을까. 영주는 아들에게 학점이 잘 나와야 한다고 압박하고 졸업 이후에는 대학병원을 들어가야한다고 했을 거다. 그리고 그 다음은 유능한 전문의 그리고 센터장 마지막은 병원장까지 끊임없이 굴레를 반복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물이 정준호 배우가 맡은 역인 강준상이다.
영재라는 아이와 강준상이라는 캐릭터를 연결하고 싶었다. 영재라는 아이는 가정을 잃었고, 강준상은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도 모르게 자랐다. 단순히 영주의 죽음에서 문제가 그치는 게 아니라 강준상이라는 캐릭터로 연결해서 문제의식을 강조하고 싶었다.
질문 3. "인물들에 캐릭터도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혜나의 당돌한 태도, 수임의 사이다 발언 등 캐릭터에 색을 입힐 때 가장 중요시 여겼던 것은 무엇인지"
'혜나'는 피해자 혹은 약자이면서도 당돌한 태도가 낯설다고 많이 들었다. 반응은 예상치 못했고 단지 우리 옆에 사는 사람들 얘기, 그러니까 현실에 있는 구체적인 사람을 담고 싶었다. 아직도 드라마 속에서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착해야만 슬픔의 파장이 크다고 느껴지는 거 같다. 그런데 내가 본 현실에서는 모든 사람이 다 한결같지 않고 입체적이다. 극에서 정해준 캐릭터보다는 철저하게 작가님과 제가 느끼고자한 '혜나'에 집중해서 만들어진 결과다.
'수임'은 'SKY 캐슬' 주민들을 꼬집기 위해 꼭 필요한 캐릭터였다. 그런데 의도와 다르게 비현실적이다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 힘들었다. 감독으로서도 굉장히 고통스러운 부분이었는데 배역을 맡은 이태란씨는 그런(비난)걸 다 알면서 연기를 진행해갔다. 상처를 많이 받았을텐데 꿋꿋하게 나아가는 모습이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이태란 배우는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그런 "진심"이 통해서 였을까 '탄산수임', '빛수임' 등으로 다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변화했다. 배역은 한 번 시청자들의 눈 밖에 나면 돌아오기가 힘들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에 이태란이라는 사람의 진심이 통한거 같아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서진'은 주인공인데도 악당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캐슬에서도 이기적인 모습이 나타나서 시청자분들이 주인공에 호감을 얻기 좀 어렵겠다는 고민이 있었다. 주인공인데도 이런 악착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갖고 있었던 상태에서 반전을 주기로 설정했다. 만약 이 악착같고 이기적인 면이 처절한 엄마의 입장이었다면 어떨까. 엄마의 입장을 담아 진심으로 연기를 한다면 시청자들의 반응도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이르렀다. 실제 반응도 궁금했다. 한서진이 김주영한테 무릎을 꿇으면서 감당할 수 있겠다고 대답하는 부분이 지금 내가 딱 떠오르는 명장면이다.
질문 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SKY 캐슬'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는 모든 제작팀들이 120%, 150% 전력을 쏟아부은 덕분이다. 배우들도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정말 사랑스럽고 좋다. 같이 촬영하고 지낼 때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사실 촬영하면서 이런저런 갈등도 있을 법도 한데 그런게 없고 좋은 기억만 있다. 모두가 인격적으로도 타고난거 같다. 덧붙이자면 촬영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염정아씨에게 감사드린다. 아직 대본이 다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연을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나중에 윤세아 배우도 소개시켜줘서 큰 힘이 됐다.
교육문제에 관련된 문제의식을 드러낸 데에는 작가님의 공이 컸다. 되짚어보면 처음에는 그게 (입시문제가) 꼭 중요한 문제점인가 생각하면서 어느 정도 외면했던 거 같다. 그런데 작가님과 대화를 충분히 나눴고 덕분에 감독으로서도 촬영을 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언제는 대치동에 직접 가서 하루종일 있어보기도 했는데 풍경이 괴상했다. 한 아이가 자기보다 큰 짐을 들고 이리저리 학원 사이사이를 옮겨 다니더라. 또 밤 12시가 넘었는데 식당에 공부하고 온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부끄럽게도 교육 현실을 그때서야 직시한거 같다.
많이 부족하지만 시청자분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동받았다. 방송을 보고 한 부모가 잠든 아이에게 뽀뽀를 해줬다는 후기를 봤는데 뭉클했다. 결말을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어제 새벽에 편집을 다 마치고 음악작업을 하는 중이다. 결말까지도 끝까지 'SKY 캐슬'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