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이 촉발한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8년 전 아이를 낳은 감독은 ‘나의 기대와 다른 아이로 성장한다면?’ ‘과연 가족이란 이름으로 받아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었다고 했다.
알려졌다시피 손원평 감독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아몬드'의 작가이기도 하다. 소설 '아몬드'와 영화 '침입자'의 주제는 같지만 다른이야기를, 다른 장르로 풀어내려 했다.
‘침입자’는 25년 전 실종된 동생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는 건축가 서진(김무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6개월 전 뺑소니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그는 갑자기 나타나 가족에 헌신하는 동생 유진(송지효)이 낯설지만 딱히 문제를 찾아내지도 못한다. 부모는 물론 딸까지 유진에게 빠져들면서 서진의 의문은 커지고,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그의 강박과 의심 또한 커진다.
손원평 감독의 데뷔작이다 보니 연출력이 조금 아쉽다. 초반에 평화로운 가족관계를 지루하게 얘기하다보니 빠르게 진행되는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아 집중도가 떨졌다.
영화는 후반으로 갈 수록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미스터리 스릴러의 강점을 발휘한다. 실종된 동생, 죽은 아내, 점점 이상해지는 부모와 딸의 배후에 특정 종교가 있다는 내용도 섬뜩하게 다가온다. 이런 전개는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 시국에 혼란을 야기한 신천지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 같은 해석에 감독은 “요즘 벌어지는 (영화와 비슷한)일들을 보고 놀랐지만 이 작품을 기획하고 이야기를 짤 때만해도 종교로 인한 일은 어디서든 일어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종교의 설정을 작품에 넣은 이유를 ‘가족’에서 찾았다. “누구에게나 가장 친밀한 존재가 가족이지만 한편으론 비밀이나 어둠을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가족이란 믿음도 허상이지 않을까하는 의문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17년만에 스릴러에 도전한 송지효와 연기력이 무르익은 김무열의 연기를 통해 새로운 미스터리 스릴러의 세계로 빠져보자. 6월 4일 개봉예정
정현주 기자 mongbug@newsinstar.com